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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이야기

차와 이야기

보이차의 보관
제목 보이차의 보관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작성일 2008-11-20 00: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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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보이차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서 빡빡한 수입으로는 도저히 진년차들을 사 마시기 힘들어 진다.

상인의 처지에서는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나마 구할 수 있는 70, 80년대 보이차들이 한정없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점점 소비되어 없어지니 구입 원가가 몇 달 사이에 달라지기 때문이고, 오히려 차를 파는 것보다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라리 좋은 차를 매년 몇 통씩 구입하여 보관하였다가 나중에 즐기면서 노년을 즐겁게 보내자는 쪽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논란이 되는 일은, 과연 한국에서 차를 보관하면 차가 제대로 익는가하는 문제이고 또 어떻게, 어디서 보관해야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 논란은 간단해보이면서도 워낙 제 각각의 경험을 이야기해서 현실은 매우 복잡하고 논쟁적이다.

예를 들면, 베란다에 보관하면 좋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 사람은 베란다에 차를 보관했는데 차도 잘 익고 보관도 깨끗하게 되더라고 애기하고 실제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이런 경우를 일반화할 수 없다. 그것은 모두의 아파트 베란다가 꼭 같은 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상식임에도 이런 상식을 우리는 가끔 망각하게 된다.

 

그럼 어디에 보관하면 좋을까?

나는 그냥 '적당'하게 보관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적당'한 곳이란 좋지 않은 냄새가 항시로 고여있지 않는 곳, 습해서 곰팡이가 피지 않는 곳,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이다. 그 외는 아무 곳이나 괜찮다고 본다.

웬만한 냄새들은 곧 사라지고 곰팡이가 필 정도의 지하실이 아니면 대개 우리 가정의 공간은 어디든 적당하다. 보이차를 통 채로 보관할 경우 보이차는 대개 죽순 껍질로 포장되어 있기 때문에 옆에서 웬만한 냄새를 풍겨 배이게 할려고 해도 냄새가 배이지 않을만큼 잘 싸여 있다. 그리고 단지나 자사호에 넣어서 보관하는 것도 공기 중에 그냥 노출시켜 보관하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숨 쉬는 항아리라고 해도 공기가 차단되어 있어서 맨 몸으로 있는 것만은 못할 것이다.

 

단지를 베란다나 온도가 밤 낮으로 혹은 계절에 따라 급변하는 곳에 두면 오히려 단지 내부에 이슬맺힘 현상이 생겨서 잘 못하면 곰팡이가 슬 염려가 있다.

그래서 그냥 '적당'한 곳에 두면 된다는 결론이다. 너무 과하게 보관하는 정성이 보이차가 익어가는 데는 아무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다음에는 한국에서 차를 보관하면 잘 익는가 하는 문제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잘 익는다. 맛있게...

상시 덥고 습도가 높은 지역에 보관할 경우 차는 좀 더 빨리 익을지 모른다. 그러나 맛은 떨어진다.

명태를 생각해보자. 같은 식품이어서 원리는 비슷하다. 생태를 잡아서 겨울 태장에 걸어두면 밤에는 얼었다가 낮에는 풀리고를 반복하여 말려져서 좋은 명태가 된다.

이 처럼 한국의 환경이 여름에는 습을 많이 먹었다가 겨울이 되면서 건조해지기를 반복하면서 차는 맛의 긴장도가 높아진다. 습을 계속 먹고 있는 차가 밋밋한 맛을 낸다면 이렇게 변화를 겪은 차는 더 깊은 맛을 내게 되는 것이다.

대신 익는 속도가 너무 더뎌지지 않는가하는 반문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런 기우를 불식할 수 있는 차가 있다.

88년도에 만들자마자 바로 한국에서 보관하여 지금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는 차가 있는데 이 차를 마셔보면 맛도 맛이려니와 남방에서 보관된 같은 년수의 차와 비교해도 그 발효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에서 보관하는 차도 충분히 맛있고 익는 속도도 그리 늦지 않다는 것이다.

 

대개 90년대 이전 차들은 관목차로 만들어져 있어서 90년대에 만든 차를 마셔보면 이건 진년차도 아니고 생차도 아닌 맛이 난다.

어떤 차들은 차라리 생차를 마시는게 낫다 싶은 차도 많다. 그래서 90년대 차는 어지중간해서 아직은 마시기에 좀 아깝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야생교목으로 만든 90년대 차를 마셔보고는 깜짝 놀랐다. 그 향기와 차의 성품이 그대로 나타나서 생기가 남아 있지만 그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맛이 좋았다.

7542나 8582 같은 관목차로 만든 90년대의 차에 비할 수 없을만큼 맛이 뛰어났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 보관하여 나중에 차를 마실려 한다면 기왕에 야생교목으로 만든 차를 보관하는 것이 더 좋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쇄청모차의 야생교목으로 만든 차를 보관할 경우 차가 익는 속도가 빨라지고 맛도 훨씬 뛰어난 차가 된다는 걸 실감했다. 10여년만 지나도 차를 먹는 재미가 쏠쏠하게 되는 차는 역시 좋은 야생교목차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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