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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이야기

차와 이야기

말차 마시기
제목 말차 마시기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작성일 2008-11-20 01: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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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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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자국의 문화와 다르다고 해서 폄훼하거나 우스개꺼리로 삼으면 안 될 것입니다. 일례로 한국은 밥을 먹을 때 밥그릇을 상 위에 놓고 먹지 밥그릇을 들고 먹진 않습니다. 혹시 들고 먹으면 어른들께 점잖지 못 하다고 야단을 맞지요. 그러나 일본은 밥그릇을 들고 젓가락으로 밥을 떠 먹습니다. 밥을 그냥 바닥에 놓고 먹으면 개나 고양이 처럼 짐승이나 같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한가지 예만 보더라도 그 문화적 배경에 따라 시각 차이가 많이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나라의, 어떤 오지의 나라조차도 그 문화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역사와 생활의 흔적으로 쌓여 온 것이란 걸 알 수 있고, 그 문화의 우위를 서로 논할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차를 마시는 법도도 이와 같습니다.

 

흔히 일본의 다도가 격식에만 치중하여 너무 번잡하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일본 차에 조예가 깊은 분의 애기에 의하면 일본 다도의 격식 하나하나에는 깊은 의미가 내재되어 있으며 동작과 동작 사이의 그 간격조차도 오랜 경험에 의하여 이루어진, 차를 맛있게 우리는데 적절한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형식에만 치우친 듯한 그 동작조차도 물이 끓고 사발이 데워지고 차가 풀어지고 하는 일련의 과정을 정확하게 거치기 위한 행위이며 그 과정이 바로 차를 가장 맛있게 우릴 수 있는 시간과 부합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한국의 다도가 일본의 다법을 벤치마킹 하였으되 정신과 실용의 양면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그 형식만 가져온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언젠가 일본의 한 다승이 한국차인에게 그런 말을  하더랍니다. '한국 차인은 차를 맛있게 우릴 줄을 모르고 너무 예쁘게만 우리려고 한다'고요. 사실 저도 많은 우리 차인들의 다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우리 차인들이 한번 짚고 넘어가야될 대목인 듯 합니다.

 

각설하고, 일본의 말차는 가루차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 말차를 우리는 과정과 그 형식은 매우 복잡합니다만 여기서는 간단하게 차를 우리는 방법만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가루차를 준비를 하고 그 차를 농차(고이차)로 우릴 것인가 박차(우스차)로 우릴 것인가를 생각해야 됩니다.

농차는 말 그대로 진하게 차를 타는 것이고 박차는 연하게 타는 것입니다.

또 농차는 다완에 차를 타서 모인 사람들이 다완 하나를 돌려가면서 마시는 법이고, 박차는 한 사람에게 한 잔씩 따로 다완에 차를 타 마시는 법입니다.

고이차는 여러 사람이 돌려가며 마시기 때문에 진하게 차를 타야됩니다. 고이차를 마실 때 미리 사람 수만큼 차의 양을 따로 차이레(茶入)라는 작은 도자기 단지에 담아 두었다가 그것을 다완에 담습니다. 차의 양은 한 사람 분량이 1돈(3.75g) 정도 되게 하는데 차시(茶匙, 차숟가락)로 3수저 정도 됩니다.

 

다음에 우스차는 1인분이 반돈(1.9g) 정도인데 차시로 1수저 반이면 됩니다. 그리고 우스차를 담아 두는 차통은 나츠메(棗)라고 해서 대추열매 비슷하다고 그런 이름이 붙었고, 대개 나무로 만들어서 검은 옻칠을 한 통입니다.

이 나츠메에 담은 차를 차시로 떠서 차를 타면 됩니다.

 

말차를 마실 때 물의 온도는 사실 가늠하기가 애매합니다. 왜냐하면 말차법에는 숙우라든가 물을 식히는 그릇 같은 것이 없이 그냥 탕관의 끓는 물을 차구기(柄杓, 국자)로 떠서 다완에 붓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 여름 농차를 우릴 때 물의 기운을 가라앉히기 위해 탕관에 찬 물을 한번 부어 물을 쓸 때도 있지만 얘기가 더 나아가면 복잡해지니 여기서 그치겠습니다.

 

물의 양은 고이차나 우스차 모두 한 사람이 세모금 반 정도 마실 양이면 적당합니다.

다음에 차선(茶筅, 찻솔)으로 잘 저어(격불) 마시면 되는데 이 과정도 까다로운 법도가 있지만 찻가루가 완전히 물에 풀어지게 해서 마시면 됩니다.

꽤 복잡한 것 같지만 자주 타 마시다보면 그냥 익숙해질 수 있는 방법입니다.

날씨가 춥고 속이 헛헛할 때 한번쯤 말차를 마셔보는 일도 계절에 어울리는 일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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