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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이야기

차와 이야기

노차 감별하기
제목 노차 감별하기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작성일 2009-04-14 16: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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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966
  • 평점 0점




좋은 차를 감별하는 것은 참으로 쉽고도 어렵다.
모순된 말이 아니냐고 하겠지만 사실인 즉 그렇다.
보이차의 경우 특히 그런데, 그래도 햇차거나 연수가 오래되지 않은 보이차는 비교적 감별이 쉬운데, 문제는 오래 묵은 보이차의 감별이다.
얘긴 즉슨, 오래 묵은 진년 보이차는 가격이 비싸다보니 천민 자본주의의 특성상 돈이 꾀이는 곳에는 가짜가 있더라는 얘기다.
햇수가 얼마되지 않은 차를 어떤 방식으로  교묘히 작업을 하여 묵은 차처럼 만들고 그걸  비싸게 팔아 보자는 유혹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짜 진년차가 판을 치게 되는데, 시중의 상당한 진년보이차가 그런 짝퉁이다.
사실 중국 본토에서는 진년보이차를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렵다.

사정은 이렇다.
예전에는 중국 사람들이 녹차나 청차 종류만 차라고 인정했지 보이차는 남방의 소수민족들(중국인들이 문화적으로 한족보다 열등하다고 보는 남만 오랑케들)이나 마시는 거친 차라고 보았다.
그래서 청시대에 남방에서 청왕실에 공납하는 차도 보이차의 원료인 대엽종으로 만들긴 했지만 아주 여린 잎으로만 만든 고운 보이차였다.
그리고 그 차를 오래 묵혀서 먹는다는 개념이 없었다. 그러니 보이차를 오래 묵혀 두고 마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때문에 본토에는 진년보이차가 남아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거친 보이차가 오래 묵으면 그 맛이 뛰어나다는 걸 안 사람들은 근세의 대만이나 홍콩에 거주하던 화교들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본토에서 보이차를 주문하여 묵혀 두고 마셨고, 요즘엔 묵은 보이차를 중국 본토 사람들이 역수입해서 마시는 지경이 된 것
이다. 그런 까닭으로 중국에서 진년차를 찾기가 힘이들고, 또 진년차의 거래가격이 오히려 한국보다 비싼 지경이 되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중국의 차시장은 보이차를 취급하지 않는 곳이 없게 되었는데, 진년보이차는 두말 할 것도 없고 차시장을 둘러봐도 좋은 보이차를 산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잘 만든 고급 고차수 보이차는 미리 소장가나 전문 상인들의 주문에 의해 다 빠져나가고, 그냥 그저그런 보이차들만 대중들이 차시장에서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인데도 노차라고 혹은 고급 고수차라고 판매를 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많은 상인들이 좋은 보이차나 오래 묵은 보이차를 구별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상인 자신도 모르면서 차를 팔고 있고 어쩌면 자신도 속았는지 모르는 현실인 것이다.

어쨌든 가짜 진년보이차를 구별 할 줄 알아야 속지 않고 좋은 차를 마실 수 있는데 이게 참 어렵다.
제일 중요한 건, 좋은 차를 마셔보지 않고는 좋은 차를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도 한 두번 마셔보는 게 아니라 적어도 한 편 이상 꾸준히 마셔서 내 입을 좋은 차에 익숙하게 만들어두어야 하니 참 어렵다.
그래서 서두에 말한 쉽고도 어렵다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사실 보이차 동네에는 믿지 못할 '뻥'이 회자되는데, 피를 토하며 차를 공부했다는 뻥(그런 미련한 짓을 왜 하나.), 차를 만지면 그 기운으로 좋은 차와 나쁜 차를 가려낸다는 뻥, 또 차를 마셔보면 동쪽 산에서 자란 차인지 서쪽 산에서 자란 차인지를 구별해 낼 수 있다는 뻥....뭐 수도 없이 많은 뻥들을 치지만 모두 허세에 불과하다.
십여년 이상 보이차를 마셨기때문에 좋은 차를 감별해낼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사람도 보았지만 내가 아는 한, 좋은 차를 감별하는 사람은 보이차 마신 연수가 짧아도 좋은 차만 마셔 본 사람이었다. 그에게 모른 척하고 품질이 떨어지거나 가짜 진년차를 주면 단번에 알아낸다.
그는 보이차에 대한 큰 지식도 없지만 입만은 정확하여, '이 차는 뭐 좀 이상하네요' 그러면서 정확히 집어낸다.

이렇게 정석대로 차를 알아가지 못하면 진년보이차를 감별하는 건 참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차의 겉표면만 보고는 아주 엉터리로 만든 가짜가 아니라면 알기도 힘이들고, 요즘은 워낙 정교하게 가짜 차를 만들기 때문에 마신 후의 엽저를 보고도 알기 힘들다.
그래서 최선의 방법은 맛을 알고 있을 때 뿐이라는 것이다.
제일 중요한 건 맛이고, 그 다음엔 우린 후의 엽저, 그 다음이 차의 모습이라고 보면 된다. 포장지나 내비 같은 건 무시해도 좋다. 그건 얼마든지 가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의 사진은 겉 표면으로 진짜 진년차를 얼마나 알기가 힘이드는가를 보여주는 한 예가 될 것이다.

사진 상의 차들은 모두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중반까지의 차라고 하는 것들인데 여기서 과연 진짜 노차를 가려낼 수 있겠는가?  사진의 색은 칼라 밸런스를 통하여 최대로 제 색상을 반영한 것인데 정말 겉표면으로는 찾기가 쉽지 않다.
두 차는 진짜 진년차이고 두 차는 가짜다.

 

또 다른 사진은 앞에서 보여 준 차들 중 가짜 진년차 하나를 우리고 난 뒤의 엽저이다.
엽저를 보고도 사실은 알아내기가 힘들 정도로 엽저상태가 괜찮다. 이러니 일반적으로 진짜 노차를 가려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물론 좀 더 전문가라면 엽저를 만져보고 또 상태를 잘 살펴서 알아낼 수도 있겠는데 보통은 구별하기가 힘이 든다.
그럼 마지막으로 맛 밖에 없다. 그런데 맛이라는 게 입에 아주 익어 있지 않으면 그 때 그 때 다른 맛을 어찌 알겠는가?
밥을 눈을 감고 먹어도 밥이란 걸 알듯이 좋은 차를 그 정도로 입에 익혀야만 알 수 있는 것이다.

확대한사진은 바로 엽저 사진의 그 차다.
짝퉁 진년보이차다. 색깔도 거무튀튀한 것이 영판 생차가 오래 묵은 것 같지만 마셔보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차를 보여주고 엽저도 생생함을 보여 주면서 좋은 차라고 하면 일반 차인들은 원래 좋은 진년보이차의 맛을 모르니 그런가보다 하고 그 차를 믿고 마시게 된다.

이제 진년보이차를 구별하는 것이 쉽고도 어렵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지 싶다.
물론 내 생각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아는 한 노차의 구별은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첨부파일 dsc_4405_wayoojai.jpg , dsc_4402-2_wayoojai.jpg , dsc_4418_wayoojai.jpg , dsc_4415-3_wayooja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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