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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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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의 맛 2
제목 보이차의 맛 2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작성일 2008-12-02 21: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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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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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의 맛에 대해 쓴다고 해놓고 보니 안 할 수도 없고 대략난감한 지경입니다.

기왕에 시작한 글을 마무리는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대체로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맛은 단맛, 신맛, 쓴맛, 짠맛, 그리고 감칠맛, 이상 다섯 가지라고 합니다.(의문이 드는 건 매운 맛을 제외했는데 왜 뺐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맛은 사실상 그 다섯가지를 조합해도 120가지 이상이 되는데 미묘한 차이까지 따지자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맛의 변화는 다양하다고 보아야 하겠지요.

 

그럼 보이차에는 어떤 맛이 날까요? 보이차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을 크게 나누면 단맛, 쓴맛, 떫은맛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탠다면 감칠맛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보이차를 잘 아는 분들이라면 차맛을 얘기할 때 그냥 “차가 참 달고 깨끗하네.” 라고 얘기한다거나 “맑고 달고 시원해.” 정도로 이야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여러 미사여구나 디테일한 표현은 그야말로 우수마발이거나 사족에 불과할 것입니다.

아니면 “ 이 차는 쓰고 떫어서 지금 마시기 좀 그렇네.” 정도로 표현할 것입니다.

아무튼 차를 오래 마셔보면 맑고 깨끗한 차가 제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있는 것은 차를 마시면서 차가 참 달다고 하니 꼬마들이 아무리 마셔도 단맛이 안 나는데 왜 그러냐고 합니다. 달다는 말이 마치 설탕이나 과자처럼 단맛이 나야된다고 생각하였나 봅니다. 이 처럼 말이란 것이 소통이 되지 않으면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맛을 표현할 때 단순하게 하면 되는데 좀 더 그럴 듯하게 보이려고 하니 무리한 표현을 하게 되거나 아니면 맛을 표현하는 언어가 별로 많지 않으니 다른 걸 빌어서 말하게 됩니다. 마치 ‘신의 물방울’에서 음악을 빌어 표현하듯이 말입니다.

그럼 우리도 보이차의 맛을 ‘신의 물방울’처럼 표현해 보겠습니다.

 

“이 차는 마치 왕희지의 난정서를 보는 듯 해. 필세동정(筆勢洞精)하고 자체(字體)는 준미(遵眉)한 그 맑고 깨끗한 맛, 화려하고도 우아하여 취한 듯 휘날려서 입 안을 휘감아 도는 회운은...뭐랄까...감미로우면서도 절제된 맛, 그래 흉중성죽(胸中成竹)의 맛이랄까.”

 

이 정도로 표현하면 모두 너무 심하다고 하겠지요.

한번 더 해볼까요?

 

“처음 이 차를 머금으면 심청이 물에 둥둥 떠내려가는 범피중류의 진양조야. 근데 이게 입 안을 한 바퀴 돌면 갑자기 쑥대머리의 중모리가 되네. 세상이 아득해지고 입 안은 먼 산을 바라보게 해. 이게 다인가 싶으면 조자룡이 활 쏘듯이 자진모리로 단침이 입안을 휘젓고 다녀. 이 쯤 되면 환장할 노릇이지. 끝없이 치고 들어오는 단침이 잠잠해지면서 은은하게 혀 밑을 간질이는 단맛이 진양조로 마무리를 해. 육자배기를 누워서 편안하게 듣는 맛이라고나 할까.”

 

재미가 나서 자꾸 쓸 것 같은데 그만 하겠습니다.

이런 표현들은 거의 요설에 가깝지요.

그래도 내가 마시는 차가 얼마나 좋은가를 자랑하기 위해서는 저런 표현을 하고 싶은 유혹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과도한 맛의 표현은 진정한 차맛을 아는데 방해가 될뿐이란 걸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그럼 보이차 맛의 교과서처럼 쓰이는 전문가의 글을 살펴보겠습니다.

 

‘보이차의 맛은 보통 단맛, 쓴맛, 떫은 맛, 신맛, 무미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 중에서 단맛은 보이차 애호가들이 가장 즐기는 맛이고, 쓰고 떫은 맛은 찻잎 특유의 맛이다. 신맛과 무미는 사람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맛이기 때문에, 대개 신맛과 무미는 기피하는 편이다.’

 

맞는 말이지요. 좀 더 보충합니다.

상대적으로 단맛이 많이 나는 차는 야생교목이면서 고수차(수령이 몇 백년씩 된 차나무를 말합니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쓰고 떫은 맛이 많이 나는 관목차들은 대체로 다원(차밭)차들인데 빽빽하게 밀식되어 있어서 영양분 흡수가 불충분하여 대개 비료와 농약을 칠 수 밖에 없는 차들입니다.

이런 차들만 맛 보신 분들은 보이차 생차는 쓰고 떫어서 신차로는 못 먹는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야생고수차들로 만든 신차를 마셔보면 오히려 한 밤, 빈 속에 마셔도 녹차보다 속이 덜 부대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야생고수차도 쓰고 떫은 맛이 있습니다. 그러나 관목차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정도입니다.

 

차의 단 맛을 내는 성분은 주로 섬유소입니다. 섬유소가 분해되면서 단맛으로 변하게 되는데 고수차에 섬유소가 더 발달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차의 성분 중에 단백질은 분해되면서 아미노산으로 변화하는데 그 아미노산이 바로 달달한 감칠맛을 내게 됩니다. 영양분을 충분히 받은 야생고수차는 당연히 관목차보다 아미노산이 풍부해집니다. 그래서 맛도 훨씬 더 달고 시원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떫은맛은 폴리페놀의 일종인 카테킨이라는 성분에서 나오는데 세월이 오래 갈수록 카테킨이 분해되어 부드럽고 순한 맛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노차가 생차보다 부드러운 맛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지요.

 

신맛이 나는 차는 당연히 좋은 차가 아닙니다. 어떤 분의 글에 보면 차를 보관할 때 온도는 높은데 습도가 모자랄 경우 신맛이 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는 오히려 맛이 없는 무미건조한 차가 되기 쉽습니다. 오히려 신맛은 차를 만들 때 일어나는 일이 많습니다. 차를 살청하기 전에 너무 오래 방치한 경우나 찻잎이 너무 짓눌려져서 발효가 많이 진행된 다음에 살청을 할 때 찻잎에 붉은 색이 너무 많이 돌고 맛은 신맛을 띠게 됩니다.

대체로 차에 대해서 잘 모르는 농가에서 갑자기 보이차 제조에 뛰어들어 만든 차들이 그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한 가지, 보이차의 포장을 보면 대부분 고수차 혹은 교목차라고 씌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교목차도 드물고 야생교목차는 더더구나 드뭅니다. 그것은 야생교목의 모차가 아주 적은 양이기 때문이고 또 모차의 가격 차이가 엄청 많이 나기 때문입니다. 당해 연도의 세 가지 차를 놓고 비교 시음해 보면 그 미묘한 차이를 금새 알 수 있습니다.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상인들이 엄청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차의 가격을 보면 됩니다.

시세라는 게 있기 때문에 그 가격을 보고 아, 저 차가 관목차구나. 아니면 고수차구나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차 상인의 차 소개를 보면 갖은 미사여구를 쓰면서 차를 소개하고는 가격이 정말 좋은 차인데 그건 어떠어떠하기 때문에 그렇게 싸게 책정된 것이란 부연 설명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차를 마셔보지 않고 구입하는 것은 거의 99%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시세와 맞지 않는 차는 대체로 하품의 차이거나, 보관이 잘 못된 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구나 노차일 경우 시세보다 싼 차는 열이면 열 모두 습창에 넣어 연도를 속인 차입니다. 사실 노차의 가격은 한국보다 중국이 더 비쌉니다. 어차피 양국 모두 대만 같은 곳에서 노차를 수입해 오기 때문입니다. 생차도 고수차 같은 것은 중국이 오히려 한국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것을 많이 보았고요.

 

‘단맛(甘)

단맛은 모든 이가 좋아하는 맛이다. 좋은 보이차의 은은한 단맛은 맑고 깊은 느낌을 주고, 건강에도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운남 대엽종의 보이차는 상대적으로 차의 성분이 농후하기 때문에, 오랜 세월동안 발효, 진화한 후에야 비로소 쓴맛, 떫은맛이 사라지고 은은한 단맛만이 찻잎 중에 남게 되어, 차를 우릴 때 은은한 단맛을 느낄 수 있다.‘

 

이미 설명은 위에 모두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동안 발효, 진화한 후에야......’라고 한 대목은 꼭 그렇지만은 않고 위에 설명한대로 야생고수차일 경우 처음부터 떫고 쓴맛이 아주 미미하다는 걸 짚어야겠습니다.

 

‘쓴맛(苦)

모든 차에는 카페인이 들어있고, 바로 이 성분이 차의 쓴맛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쓴맛은 오랜 기간동안 발효 진화되면 쓴맛이 옅어지고 단맛이 목에서부터 돌아 나와 진정한 건강 차로서의 가치를 발휘한다. 60년 대의 광운공병이 쓴맛을 최소화하여 만들어진 보이차이다. 또한 쓴맛은 차를 타는 방법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위의 말대로 쓴 맛을 내는 것은 카페인입니다. 카페인은 뜨거운 물에 잘 용해되는데 이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면 흥분하게 되며 심장이 벌렁벌렁하게 되는데 적당량을 섭취하면 정신을 각성시켜 두뇌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신진대사에 아주 도움이 되어 성인병을 개선하게 됩니다.

커피의 카페인은 중독성이 있어서 심하면 심장병을 유발하고 속이 쓰리며 두통을 야기시키는데 차의 카페인은 커피와 다릅니다.

그 이유는 차에 있는 카테킨 성분이 카페인과 결합하여서 카페인의 체내흡수를 방해하고, 데아닌이라는 아미노산이 카페인의 활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커피와 같은 부작용이 없습니다.

 

위의 광운공병에 대한 얘기는 일면 맞지만 좋은 비유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마도 광운공병이 일반 보이차의 제조방법과는 달리 약간 악퇴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당연히 보이 생차보다는 부드럽게 되는데 이 경우에 끌어다 쓸 사례는 아닌 듯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차를 우리는 방법에 따라 쓴 맛을 줄일 수 있습니다. 차의 양을 적게 넣거나, 차를 빨리 우려내거나, 아니면 조금 식힌 물로 우리면 카페인이 덜 우러나올 테니까요.

 

‘떫은 맛

소위 차는 쓰지 않고 떫지 않으면 차가 아니라고 하였다. 진화 60~70년 이상 된 차에는 쓰거나 떫은맛이 없다. 떫은맛은 보이차의 진하기를 의미하고, 입 안에 침이 배어 나오게 하는 작용을 한다.‘

 

떫은맛에 대한 설명을 너무 맥 빠지게 써 놓았습니다. 차가 떫거나 쓰지 않으면 차가 아니라는 말의 출전이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오래 묵은 진년차(노차)에도 사실 예민하게 맛을 보면 쓰고 떫은맛이 아주 조금 남아 있습니다. 다만 거의 못 느낄 뿐이지요. 그리고 신차도 제조과정이 뛰어난 야생고수차는 쓰고 떫은맛이 조금 밖에 안 납니다.

쓰고 떫은맛이 나는 이유는 위에 설명을 이미 하였고, 입 안에 단침이 올라오게 하는 것은 오히려 쓴 맛 때문이 더 큽니다.

 

떫은맛을 내는 성분은 카테킨과 탄닌인데 이 모두는 찻잎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놀의 일종입니다. 폴리페놀은 사람의 몸 안에 들어가면 항산화 작용을 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차가 점점 더 주목을 받는 이유가 됩니다. 특히 보이차는 다른 차에 비해서 이 폴리페놀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차를 재배하는 지역의 사람들이 다른 지역 사람보다 성인병이나 암 발생률이 현저히 낮다는 것은 차가 얼마나 좋은 식품인가를 알게 해 줍니다.

 

‘신맛과 무미(酸,無味)

신맛과 무미는 보이차가 좋은 차가 아님을 시사한다. 저품질의 찻잎과 차의 보관불량으로 신맛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신맛과 맛없는 차의 설명은 위에 이미 해두었습니다.

저품질의 찻잎이라는 것은 살청 전에 이미 발효가 너무 많이 진행되어 붉은 빛이 도는 찻잎이 과도하게 많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입니다.

그러나 신차를 처음 만났을 때 우린 잎을 살펴보면 약간의 붉은 빛이 도는, 발효가 조금 진행된 찻잎이 살짝 섞여 있을 때 차가 더 맛있다는 것도 경험으로 알 수 있다는 걸 밝혀둡니다.

 

흔히 하는 얘기로 출입이 금지된 차산에 원주민이 몰래 들어가서 따온 완전야생 찻잎으로 만들었다는 비싼 차들이 있습니다. 그런 차들이 진짜 완전야생 차인가는 차치하고라도, 대부분이 발효가 진행된 후 차를 만들어 신맛이 돌고 적갈변이 많이 보이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차는 아마도 찻잎을 딴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살청을 했다는 걸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차를 맛을 보기 전에는 많은 돈을 들여 사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부연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씁니다.

쓰다가 보니 이야기가 길어지고 더 얘기할 부분이 좀 남았네요.

나머지는 다음에 또 쓰겠습니다. 저도 내일 아니 오늘 출근해야 하는 월급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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